여행문학

임페리움, 카푸시친스키

클라리사~ 2009. 11. 13. 13:03


임페리움, 카푸시친스키, 1993 
Imperium, Ryszard Kapuscinski

폴란드 저널리스트이자 여행작가인 카푸시친스키가 쓴 '임페리움' 여행기, 보고서다.
1993년 바르사바에서 출간, 1994년 미국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내게도 소련은 이미 잊혀진 나라였다. '무너진 나라', '잊혀진 나라' 를 다룬 이 책이 한국에는 왜 소개되지 않았을까?  그때 이 책을 접했더라면 지금과는 또 다른 울림이 있었을 것 같다. 카푸시친스키의 글을 읽으며 한동안 잊었던 생각과 감상이 어수선하게 되살아났다. 

책은 크게 세 부분.
- "First Encounters (1939-1967)"
- "From a Bird's-Eye View (1989-1991)"
- "The Sequel Continues (1992-1993)." 

임페리움 보고서는 소련이 폴란드 핀스크(지금은 벨라루스)를 넘어왔을때, 일곱 살이던 카푸시친스키의 기억으로 시작한다. 카푸시친스키의 글은 르포르타쥬에 가까깝지만, 마치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듯 그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글쓰기 덕분에 지루하지도 딱딱하지도 않다. 참혹하고 아름다운 글이었다. 
그렇게 어릴 때 조우했던 소련이라는 나라를, 1967년에는 저널리스트가 되어 여행한다. 하나의 임페리움이라는 틀 안에 있기 전 저마다 역사, 문화, 종교를 가진 나라들을 보여준다. 내 귀에는 선 지명이 많아서 지도를 다시 뒤적이며 읽었다. 가보고 싶은 나라 몇이 또 생겼다. 
1989년에서 1991년, 카푸시친스키는 무너져가는 소련을 두루 여행한다. 숨어들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았다. 그리고 1992~1993년은 임페리움이 생명을 다할 즈음의 이야기다. 소련이라는 나라, 소련의 붕괴, 정치 · 사회적 상황, 인종 · 사회 · 종교적 긴장을 담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려면, 이 책을 권한다"는 말이 책 표지에 적혀있다. 냉전시대와 소련의 붕괴를 몸소 또는 어떤 식으로든 겪지 않은 사람이라해도, 이 역사의 소용돌이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었는가 하는 쯤은 새겨야할 역사다. 카푸시친스키가 바라보는 1992-1993년의 소련 르포르타쥬, 그 긴장감때문에 읽기가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서둘러 읽었으나, 언젠가 다시 펼쳐들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