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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문학

벨라 투스카니:The Sweet Life in Italy

Bella Tuscany, Frances Mayes, 1999

Under the Tuscan Sun에 이은 두 번째 책. 속편인 셈이다.
이번에는 The Sweet Life in Italy 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Bramasole는 늘 어딘가 수리 중이지만, 행동반경과 생활의 폭은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봄을 따라 시실리를 여행한 이야기, 빠질 수 없는 와인과 음식 이야기-투스카니 농가의 하우스 와인인 SFUSO와 투스카니 요리 레서피를 싣고 있다 - '파라다이스'라는 말의 어원인 정원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탈리아어를 배우며 이탈리아의 문화, 삶에 더 깊이 빠져들어가는 모습도 남의 일 같지 않아 흥미로웠고.
네덜란드 소설을 더 바지런히 읽어야지 마음도 먹었다.

전편에서, 저자가 장을 막 봐온 신선한 채소와 과일들을 꺼내 정리하는 장면을
'정물화 속으로 넣는다'라고 표현한 부분이 있었다. 네덜란드 사람들 집에 가보면 식탁이나 거실 한 켠에 과일 무더기를 마치 한 폭의 정물화처럼 '배치'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어르신들 집일 수록 정물화가 고전적이다. 덥지 않은 날씨와 후숙 과일이 많은 것도 그 배경이겠지만)

이 책에서는 예술에 둘러싸여 산다는 건 어떤 것일지 Breathing Art라는 소제를 붙여 적고 있는데,
가령 "오르비에토 성당 벽에 공 치기를 하면서 자랐다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하고 물으면서. 저자가 이탈리아에서의 '달콤한 삶'에 대해 보내는 찬사 중의 하나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쾌락이어야 할 예술과는 동떨어진 환경에서 사는 사람과 예술품 그 자체인 교회와 광장에 둘러싸여 살면서 그 교회 담장 아래에서 공놀이를 하며 자랐다면...
집 앞에 잠깐 나가는 데도 거울 앞에서 꽃단장을 하던 시모네 생각이 났다. 그 모양이 재밌어서 놀려대니 '이거 아주 중요하다~'며 자동차 안의 거울을 보면서 머리를 빗던 모습^^. 이탈리아에서 '아름다움'은 아주 중요한 덕목인 걸.
문학, 역사, 음식, 예술 그리고 사람.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찬사. 운문으로 가득한 산문.

이 정도면 투스카니에 아예 정착하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저자는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생활하나 보다.
24시간의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오가는 두 집 살림에 대한 열정과 그게 가능한 상황이 물론 부럽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학생들 가르치는 일과 투스카니에서의 삶, 일과 휴식, 쏟아붓기와 누리기...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삶은 더 부럽고. 여행문학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은데, 이 책도 한 권의 소담스런 여행기라고 해도 된다.

It can be dangerous to travel. A strong reflecting light is cast back on 'real life,'

sometimes a disquieting experience....

...I read a lot of travel narratives and newspaper and magazine travel pieces

that stop with observation. They tell you where to sleep, where to eat well,

and what not to miss. Those articles can become fictions, idylls...

But the passionate traveller looks for something. What? Something must change you,

some ineffable something-or nothing happens...

Change-the transforming experience- is part of the quest in travelling. -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