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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관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에이만스 판 부닝언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에이만스 판 부닝언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네덜란드의 지명이나 인명은 아직도 입에 설기만 한데, 이 미술관 이름은 정말...어렵다...
그래서인지 관광안내소에서 받아온 안내 브로셔에도 아예 B 미술관이라고 적어놨다. 
주축을 이루는 컬렉션을 기증한 두 사람, 보이에만스(Boijmans)판 부닝언(Van Beuninen)의 이름을 붙인 미술관이다.

컬렉션의 폭이 넓고 양도 많아서 제대로 다 보기는 어렵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학생 관람객들 뒤에 서서 강사의 설명을 살짝 엿듣기도 하면서...
옛 거장 전시실에는 눈이 빠져라 그림을 감상하는 어르신들로 붐볐다.

▲ Grond, Joseph Beuys, 1980-1981

보이스(Beuys)의 작품은 어딜가나 하나쯤은 있는 것 같다. 보이스의 작품이라는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게다. 사무실 정리 중인가 쯤으로 생각하면서.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게 작가의 어기찬 주장인데,
특히 이런 사무공간, 작업공간이야말로 '예술'의 시작이자 바탕이라는 것이 작가의 작품 의도다. 보이스
의 베를린 작업실에 있던 집기들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한다.


▲ Olphaert den Otter의 'S&KMorf' 전시
(S&KMorf는 
Stal- & kluismorfologieserie를 줄여서)

미술관 연간 회원 카드를 만들고 나서 달라진 점은, 미술관에서 느긋해진다는 거다.  낯선 곳에서의 여행 첫날처럼, 지도나 가이드 북 없이, 걸어보고 어떤 동네인지 공기도 마셔보는 탐색의 첫날처럼, 본격 여행자 모드는 미뤄둔 채로 전시실을 오간다. 그러다보면 어떤 그림 앞에 오래 서 있게 되고, 다음엔 이 전시실을 중심으로 볼까나 구상하면서. 그래도 특별전은 지나치지 않는다. 언제와도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니까, 다음이 허락되지 않는 그림이니까. 
한쪽 벽을 빽빽하게 매운 스산한 그림들은 로테르담 출신 화가 오터르의 작품전. 올파르트 덴 오터르(Olphaert den Otter, 1955~ )는 버려진 마구간이나 움막에 매료되어서, 지난 4년 동안 서양 예술사 전체에서 마구간과 움막의 스케치와 회화를 파고들었고, 그 중 126점을 골라서 다시 그렸다. 작품의 원전과 함께 전시해놓았다. '버려진 건물'이 초현실적인 풍경 속에 아스라히 서 있다. 이렇게 황폐한 풍경. (오터르의 Stal-& Kluismorfologieserie)


▲ The Holy Kinship , Geerten tot Sint Jans, ca.1495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 독일과 네덜란드 지방에는 예수의 가족, 특히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녀 안나를 숭배하는 신앙이 유행했다고 한다. 가운데,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긴 머리'의 여성이 마리아, 왼쪽에서 무릎에 놓인 책을 읽고 있는 여성이 예수의 외할머니인 성녀 안나다. 오른쪽, 새초롬한 표정은 여성은 세례자 요한을 안고 있는 엘리자베스, 마리아의 사촌이다. (헤이르턴 토트 신 얀스Geerten tot Sint Jans는 네덜란드 하를렘의 화가인데 하를렘의 세례자 요한회 제단화로 이 성가족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인지 세례자 요한 모자가 마리아와 예수 모자보다 더 크게 그려졌는지도...) 예수의 외할머니 안나가 세 번의 결혼에서 얻은 딸들과 그 가족 구성원들이 그림에 묘사되어 있다. 성녀 안나를 중심으로한 모계혈통의 가계도인 셈이다.

암스테르담의 국립박물관에 있는 성가족(The Holy Kinship) 그림이 특별전을 위해 로테르담에 와 있었다. Dutch Primitives라는 이름의 중세 후기회화전이다. 


▲ Ploeg의 wall painting 작품
(
얀 판 데르 플루흐(Jan Van der Ploeg, 1959~)는 암스테르담 출신, 벽화 작업을 주로 하는 화가다.)


브뤼헐의 '바벨탑'은 루브르 전시 중이었으나 현대미술, 초현실주의 전시실에서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이 많았다.

▲ Sleepwalker at rest 3, Pyke Koch, 1965

▲ Girl with hair in the water, Co Westerik,1982

▲ Summer Table, Salvador Dali,1936

▲ 25 'Mirror Luminous Elements', Verner Panton, 1969

▲ IS, Edward Ruscha, 1991

▲ Dora Dolz의 꽃병 작품

Dora Dolz 의¿Ad vas? 전시

도라 돌즈Dora Dolz는 1941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스페인 작가인데, 그림, 세라믹, 조형작품, 유리공예, 카페트 등을 작가의 고향인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색채를 사용해 작업한다. 1965년부터 로테르담에 살면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올해 3월 숨을 거두었다. 영화감독인 그녀의 딸 Sonia Herman Dolz 가 Dora Dolz 의 삶과 예술을 다룬 TV 영화를 만든 이후로 네덜란드에서 더 유명해졌다. 20대에 이민을 왔으니, 스페인보다는 네덜란드에서 산 날들이 더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혹은 그렇기 때문에)이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끝없이 질문 했고, 작품에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라는, 뜨겁고 차가운 두개의 다른 문화권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혼란을 평생 가지고 살았다고 한다. "In Spain I am very Dutch and in Holland I am very Spanish."라는 작가의 말이 전시실 안내판넬에 적혀있었다.
전시회 이름인 ¿Ad vas?는 스페인어로 Where are you going?이라는 뜻으로 La Golondrina라는
멕시코의 민요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도라 돌즈 홈페이지

▲ Interior, Dora Dolz, 1999

▲ Crucifix with mayflower, Dora Dolz,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