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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관

[프랑스]파리 루브르 미술관

오후엔 로뎅 미술관으로 갈까, 퐁피두로 갈까 점심 먹으면서 생각해보자며 오르세 미술관을 나왔는데 비가 쏟아졌다.
파리의 비 역시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질척거리기만 하는 비였다. (거리에서 갑자기 비를 만나면 잠시 비를 피할 수 있는
건물 처마라던가 창가에 고즈넉히 앉아 비를 감상한다거나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우산이 없는 날은 새처럼 고스란히 비를 맞아야하니까 이런 느낌 밖에 안 생기는 것 같다.) 오르세 미술관은 RER역에 있어서 근처 메트로역까지 가려면 비를 맞고 걸어야 한다. 눈에 띄는 까페에 들어가 쉬었다가자며 둘러봐도 비 오는 날 젖은 옷과 가방까지 편히 쉴 만한 까페는 보이지 않는다. 유럽의 까페는 어딜가나 비좁다. 조그만 테이블, 딱딱한 식당 의자...사람들은 왜 파리의 까페가 멋지니 어쩌니 하는 건가. 커피 한 잔 값만 내면 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쉴 수 있는 한국의 까페가 그리울 뿐이다. 비좁은 까페 구석에 겨우 끼어앉아 점심을 먹고 나와도 비는 여전히 질척거렸다. 메트로역까지 다시 걷느니 눈 앞에 보이는 루브르로 가는 게 가까울 것 같아 결국 루브르에 가서는 화살표 따라 모나리자를 먼 발치에서 보고 나왔다. (그 미소도 제대로 확인 못 한 채) 공포에 가까운 인파에서 벗어나려고 지하의 메트로역으로 가니 거기도 입장객들로 미어터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