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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프랑스 솜

뷰몽-하멜 뉴펀들랜드 추모공원 1

제 1차 세계대전 서부전선
프랑스 솜(Somme), 캐나다 뉴펀들랜드 추모공원



Beaumont-Hamel Newfoundland Memorial


아라스(Arras)에서 솜(Somme) 지방으로 가는 길은 Ayette를 지나면 이렇다할 소읍도 없는 시골길이었다. 어김없이 전쟁 기념물이 있는 마을을 지나면, 낮은 언덕과 들판이 이어지고 들에는 유채꽃이 한창이다. 송전탑과 풍차 사이로 간간이 십자가, CWGC 묘지의 흰 색 십자가와 낮은 돌담이 있을 뿐이다. 솜에 가까워질 수록 CWGC의 초록색 표지판이 많아지고, 간격도 좁아진다. 이 지역 전체가 제 1차 세계대전때 아라스 전투와 솜 전투가 벌어졌던, 서부전선의 최전방이다. ▼ 캐나다 뉴펀들랜드 추모공원


수많은 묘지 표지판을 뒤로하고 뉴펀들랜드 추모공원에 갔다. 제 1차 세계대전때 솜 전투에서 주요 전투지였던 뷰몽-하멜(Beaumont-Hamel)에 조성된 추모공원인데, '뉴펀들랜드'는 이 전투에 참전한 캐나다 뉴펀들랜드 연대(당시에는 자치령)에서 온 이름이다. 비미 추모공원과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 관리한다. 
▼ 참호와 탄공이 그대로 남아있고, 출입금지, 위험 표지판이 곳곳에 붙어있다.


뉴펀들랜드 연대가 속해있던 29사단 기념물. 붉은 삼각형이 부대 마크.




▲ 뉴펀들랜드 연대 마크인 순록 아래에, 814명의 이름이 적혀있다. 무덤을 갖지 못한 전사자들이다.
(아라스 근처의 마을 
Monchy-le-Preux에도 이 순록 기념물이 있다.) 



▲ 오른쪽 멀리 Y 협곡 묘지가 보인다. 묘지 앞의 나무 몇 그루가 있는 지점이 무인지대.

1916년 7월 1일, 솜 전투의 첫날, 뉴펀들랜드 연대는 이 참호 사이에서 전멸하다시피했다. 30분 가량 걸렸다고 한다. 전쟁이란 들여다볼 수록 어이없는 것이지만, 이 뷰몽-하멜(Beaumont-Hamel) 전투가 어떻게 전개되었나를 보면 더 그렇다. 영국군은 솜 전투 개시 며칠전부터 독일군에 포격을 퍼부었고 이날 아침 보병들이 독일군 방어선으로 전진한다. 완전군장을 하고 느릿느릿. 전진이라고 해봤자 저기까지 몇 미터나되는지. 그리고 독일 기관총 사수들의 표적이 되어 무인지대에서 전사했다. 첫날에만 사상자가 58,000명이었다. 독일군은 저 골짜기 아래에 잘 파놓은 대피호에 있었다. 이 전선에 배치된 독일군은 로랭의 탄광지역 병사들이었다고. 뷰몽-하멜 주변이 묘지로 뒤덮여있다시피 한 것이 이해가 된다. 4개월 여의 솜 전투에서 연합군 사상자는 62만 여명, 독일군은 50만 명 가량이다. 나머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30ha(비미 공원은 100ha)의 땅에 기념관, 기념물, 묘지가 세 군데 있는데, 당시 자치령이던 뉴펀들랜드는 1921년 이 뷰몽-하멜 전투지를 사들였고 추모공원은 1925년에 문을 열었다.   





▲ Danger tree. 당시 양 진영의 참호 사이 '무인지대' 중간에 있던 나무로, 랜드마크로 활용했다. 뉴펀들랜드 연대 병사들은 이 나무까지 진격하지 못했다.


독일군 참호와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웠던지, 공원 전시관에 있는 판넬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뉴펀들랜드 연대의 참호에 호주 군인이 오면, 독일군 참호에서 "호주인들, 죄수의 자식들 환영한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고, "헬로, 레드 맨" 하고 소리쳤다며, 뉴펀들랜드 원주민이 레드 인디언인 걸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하다고 쓴 기록이었다.  


공원 안에 있는 'Y 협곡 묘지'. 당시 작전 지도에 Y Ravine이라고 표기되었다고.
'Danger tree' 너머, 독일군 진지가 있던 골짜기이다.
 ▼ Y Ravine Cemetery



순록 마크. 대부분 1916년 7월 1일이다.






그 뒤로 참호전은 고착 상태였는데, 그해 1916년 11월, 하이랜드 51사단이 진격에 성공하여, 독일군 진지가 있던 'Y 협곡'과 주변의 대피호 지역을 점령했다. 그리고 묘지가 마련되었다. 독일군의 봄 공세때 다시 여기에 전선이 형성되었지만...


Y 협곡을 돌아나오면 하이랜드 사단 기념물이 있다. 그러니까 솜 전투의 시작과 끝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편성된 하이랜드 사단 기념물







안내자료를 읽어보면 이 추모공원을 만들면서 건축가나 관련자들이 공을 많이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뉴펀들랜드에서 나무를 가져와 심고, 스코틀랜드에서 돌을 가져와 쌓았단다. 이 모든 과정이 1925년 이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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