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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프랑스 아르트와

[Arras] 생 로랑 블랑쥐, 묘지 세 군데

제 1차 세계대전 서부전선

아라스 근교, 생 로랑 블랑쥐 군인 묘지


생 로랑 블랑쥐(Saint-Laurent-Blangy)는 프랑스 아라스의 북동쪽에 면한 마을이다. 

이 마을의 들판은 제 1차 세계대전때 서부전선의 격전지였다.  특히 1917년 4월~5월에 있었던 아라스 전투에서 영국군이 전선을 오른쪽으로 조금 밀어냈던 곳이다. 시골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독일군 묘지가 있고, 길 건너에는 영국군 묘지가 있었다. 




■ 생 로랑 블랑쥐 독일 군인 묘지(
Deutscher Soldatenfriedhof Saint-Laurent-Blangy)
   (주소 : Chemin de Bailleul - 62223 SAINT-LAURENT-BLANGY)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20년대 초에 프랑스 정부가 아르스 주변 들판에서 임시변통으로 만들어놓은 묘지를 1926년에 독일에서 단장했다. 대부분 아르스 전투의 사상자들일 것이다. 

독일의 군인묘지는 Deutsche Kriegsgräberfürsorge (VDK, German war graves commission)에서 관리한다. 단장이라고 해봐야 검은 십자가와 키 큰 나무, 돌담이다. 1966년에야 독일전쟁묘지위원회는 묘지의 십자가를 나무에서 철제로 바꾸었다. 이 묘지에는 대전에서 전사한 31,939명의 독일군인이 잠들어 있다. 그 중 24,870명이 집단묘지에 있고 그 중 절반이 신원미상이라고 한다. 십자가들이 이렇게 많아도 전사자들의 일부일 뿐. 2만 5천 명 가량이 뒤엉켜 묻혀있는 것이다. 십자가들시신을 찾지 못한 군인의 이름은 패널에 따로 새겨져있다.  








■ Bailleul Road  East Cemetery, Saint-Laurent-Blangy 

    (주소 RD 919 - 62223 SAINT-LAURENT-BLANGY)


독일 군인묘지 바로 옆에 있는 영국 군인 묘지다. 1917년 4월 9일과 10일, 아라스 전투의 첫 이틀 동안 9사단(스코틀랜드)이 독일군이 있던 생 로랭 마을을 탈환할 때의 전사자들로 묘지가 시작됐다. 독일 군인묘지와 영국 군인묘지의 다른 점은 아주 많은데, 그 중 하나는 규모와 위치다. 영국 군인묘지는 예외적인 경우 말고는, 전투지에 마련됐던 가묘지 그 자리에 그대로 묘역을 만든다. 독일 군인 묘지에서처럼 집단 매장도 흔치 않다.











▲ 이렇게 붙어있는 묘석은 시신 또한 서로 구분할 수 없는 경우다.

▼ 1917년 4월 9일과 10일 (아라스 전투 개시일)



이 묘지에는 제 1차 세계대전의 시인 아이작 로젠버그(Isaac Rosenberg,1890 – 1 April 1918) 의 묘가 있다. 처음에는 서부전선의 군인 묘지에 갈 때마다 VC, MC 같은 훈장을 찾아보거나, 전투 내용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묘지 안을 걷기만 했다. 남다른 사연이 없는 곳이 없고, 눈에 보이는 들판은 다 전투지였고, 묘지였다. 그래도 이 시인의 묘지를 지나친 것은 아쉽다. 궂은 날씨의 겨울날, 묘지는 진창이어서 찬찬이 둘러보지는 못했다.


로젠버그는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였는데, 참호에서도 시를 계속 썼다. 16명의 제 1차대전 시인들과 함께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시인 코너'에 이름이 새겨져있다고 한다. ▽ 로젠버그의 대표시 <동틀 무렵 참호에서>



BREAK OF DAY IN THE TRENCHES 


The darkness crumbles away.

It is the same old Druid Time as ever.

Only a live thing leaps my hand,

A queer sardonic rat,

As I pull the parapet's poppy

To stick behind my ear.

Droll rat, they would shoot you if they knew

Your cosmopolitan sympathies.

Now you have touched this English hand

You will do the same to a German

Soon, no doubt, if it be your pleasure

To cross the sleeping green between.

It seems, odd thing, you grin as you pass

Strong eyes, fine limbs, haughty athletes,

Less chanced than you for life,

Bonds to the whims of murder,

Sprawled in the bowels of the earth,

The torn fields of France.

What do you see in our eyes

At the shrieking iron and flame

Hurl'd through still heavens?

What quaver---what heart aghast?

Poppies whose roots are in man's veins

Drop, and are ever dropping,

But mine in my ear is safe---

Just a little white with the dust.      




 Bailleul Road West CemeterySaint-Laurent-Blangy 


위의 Bailleul Road Eaest Cemetery에서 북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들판에 있는 영국군 묘지다.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 9사단의 로열 스코트 12대대가 아라스 전투 중에 만들었다. 100명 가량의 전사자 전원의 전사일이 아라스 전투의 첫날인 1917년 4월 9일이다. 






잔디가 깔린 진입로 위에 서 있기만해도 발이 땅으로 꺼지고 젖어왔고, 묘역 안도 진창이었다.
1917년 4월 9일은 부활절 다음 날이었는데, 눈이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