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m I Doing Here (Reprint, Paperback) 건조한 듯 가슴을 찌르는 분위기가 헤밍웨이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문학적 고백이 나와 있다. 헤밍웨이와 로렌스가 자신의 작가라는 고백이 왜 이렇게 쓸쓸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브루스 채트윈은 도대체 왜 그렇게 비싼지 이해할 수 없는 그 공책, 몰스킨의 애호가로도 유명하다. 첫 작품 《파타고니아에서(In Patagonia)》를 쓰기 전에 몰스킨 공장이 망하자 싹쓸이를 해서 파타고니아로 갔다고 하는... 반 고흐, 헤밍웨이, 피카소 등 예술가들이 이용했다는 이미지 때문? 검정 가죽표지에 고무밴드가 있는 이 수첩, 공책은 그 품질이나 실용성 면에서도 그리 특별해 보이지는 않은데, 막상 작은 수첩을 사러 문방구에 가보면 그 비싼 가격을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에는, 한국만큼 문구류의 품질이나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은데다, 이쪽으로도 전통을 추구하는 것인지, 도무지 세기 전 예술가들이 썼던 그 수준의 문구류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게 내가 생각하는 이유다. 몰스킨을 특별히 애호하는 건 아니지만, 편하게 쓸 수 있는 작은 수첩 종류는 몰스킨 외에는 사실 찾아볼 수가 없다. 한국에서처럼 여러 종류의, 여러 크기의, 질 좋은 종이에 스프링 달린,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그런 수첩은 없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수첩을 사 쓰게 된다. 한국에서 사온 스프링 수첩이 다 떨어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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